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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 10 대 1로 제꼈지만···'광주 세계양궁선수권' 숙제가 많다

입력 2021.12.06. 15:40
성과
90개국 1천여 스타 선수 집결
단일 종목 최대 규모 국제대회
세계 스포츠도시 입증할 찬스
숙제
2차례 국제 메가대회 경력에도
얇은 선수층, 엘리트 투자 인색
숙박·여가시설 없어 관광은 허탕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 개최지로 광주가 확정된 6일 광주국제양궁장에서 기보배 선수를 비롯한 직장과 대학 선수들이 합동훈련을 하고 있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1985년 서울, 2009년 울산에 이어 16년만인 오는 2025년 광주광역시에서 개최가 확정된 제52회 세계양궁선수권대회는 양궁메카 대한민국의 위상은 물론 프로스포츠도시 광주의 경쟁력을 세계에 재입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5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와 2019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저비용 고효율'로 치러내며 국내 최대 국제 스포츠도시로 등극한 광주는 특히 양궁 분야에서 다양한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배출하며 명성을 키우고 있다.

우수한 인적 자원은 물론 풍부한 경기 인프라, 시민들의 뜨거운 대회 유치 열망도 이번 2025세계양궁선수권대회 광주 유치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광주가 대회 개최지를 결정하는 11명의 세계양궁연맹 집행위원 가운데 무려 10명의 지지를 받은 것도 지역 저변에서부터의 성과와 미래 발전 가능성을 방증하고 있다.

다만 해묵은 과제는 선결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엘리트 체육 지원 확대가 가장 시급한 문제다.

최근 5~6년 사이 2차례의 국제 메가스포츠 대회를 치룬 저력에도 불구하고 광주로의 관광 유입 효과가 지극히 미비했다는 점도 뼈아픈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양궁 프로 육성 전문 투자와 함께 관광 핵심 인프라인 쇼핑·숙박·교통 시설 확충을 위한 그랜드비전 수립과 실질적 추진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2015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양궁 여자 리커브 단체 한국과 대만의 결승경기 과녁 모습. 무등일보DB

치밀 준비+시민 열망 '쾌거'

세계양궁연맹(WA) 운영위원회는 2015년과 2019년 두 차례 광주에서 치러진 국제스포츠대회 성공 개최 경험, 국제규격을 갖춘 '광주국제양궁장' 등 시설 인프라 보유,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6명 배출 도시라는 점을 매우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현지를 방문한 연맹 실사단에게 IT 드론기술을 활용한 최첨단 프리젠테이션을 선보인데 이어 지난 5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연맹 운영위원회 회의에는 화상으로 참가, 150만 지역민의 대회 개최 열망과 지역적 강점, 수송·경기장 등 준비상황 등을 다시 한번 강조한 광주시의 적극성이 유치 결정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개최지 투표에서 광주가 압도적 지지를 받은 것도, 당초 상하이서 개최 예정이었던 2022현대양궁월드컵대회(45여개국 참여)를 광주로 변경한 것도, 2025세계양궁연맹 총회 개최지로 광주를 확정한 것도 모두 이 같은 노력의 성과로 읽힌다.

광주시는 이번 2025대회가 다시 한번 국제스포츠도시로서의 광주의 위상을 확인하고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연구책임 유창호·2021년 6월)의 2025세계양궁선수권대회개최 효과 분석에 따르면 대회 개최를 통해 광주는 이미지 제고와 투자유치 활성화는 물론 관광산업 진흥, 도시환경·인프라 개선, 지역민 체육 진흥 및 삶의 질 향상 기여가 전망됐다.

구체적으로는 생산유발 57억, 부가가치 28억, 취업유발 98명 등이다. 대회 기간 광주를 방문할 내·외국인 규모도 참가 선수단의 10배가 넘는 1만3천500여명으로 점쳐졌다.


'넥스트 효과' 극대화 방안 절실

세계양궁연맹이 2025대회를 광주에서 개최하고자 하는 또 다른 이유는 1984년 LA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서향순 선수를 시작으로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광주 출신 선수들의 선전 노하우 배우기다.

광주가 자질 있는 양궁 선수를 꾸준히 발굴 할 수 있었던 데는 개인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코칭, 지도자들의 헌신을 꼽을 수 있다. 2015년유대회를 위해 조성된 국제 규격 양궁장 역시 선수들의 실전 감각 향상 등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초·중·고와 대학을 비롯해 지역의 양궁 운동부는 16개 팀 100여 명 수준으로 타 지역과 비교하면 선수층이 매우 얇은 실정이다. 엘리트 체육의 지원과 투자가 더 절실한 이유다.

앞서 두 차례 국제대회와 달리 2025년 대회는 선수촌을 별도로 조성하지 않는 만큼 숙박시설 마련도 큰 과제다.

지역의 숙박시설은 과거에 비해 양적으로는 성장했으나 질적인 측면에서는 여타 지역에 비해 여전히 열악한 수준이다. 광주·전남 관광호텔의 등급별 비중(객실수 기준)을 살펴보면, 특급호텔은 31.7%로, 타 지역(52.6%)보다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호남고속철도(KTX), 아시아문화전당, 비엔날레, 국제체육시설을 활용해 광주는 물론 인근 전남을 아우르는 다양한 관광상품 개발도 숙제다.

대회 개회 후 구체적인 활용방안도 구체적으로 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 대회 개최 효과를 분석한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은 보고서를 통해 "국제대회 성공 개최의 가늠좌는 사회·문화적 효과와 레거시 창출을 위한 실질적인 실행안에 있다"면서 "양궁메카도시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향후 유사 국제대회 추가 유치 타당성과 명분 확보 차원에서라도 엘리트 체육 지원 육성, 사후 구체적 시설 활용 방안 등을 선제적으로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주현정기자 doit8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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